여행

뉴욕/뉴저지(2023년 가을) / (2)모홍크 보호구역, 모홍크 마운틴하우스

april그이 2024. 1. 21. 16:16

가을의 단풍은 붉은색이 어떤 식으로든 섞여 있어야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학창시절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처음 접하면서 노란색 숲이란 문구가 어떤 그림을 표현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가을에 노란숲을 제대로 보았다. 정말 노란 숲이 있었다.
 
모홍크 보호구역(Mohonk Preserve)은 뉴욕에서 북쪽으로 140Km(승용차로 1시간 30분)의 거리에 있는 비영리 자연보호구역이다. 보호구역은 8,000에이커(32㎢)가 넘는데, 110Km이상 길이의 좁은 숲길에서의 트레킹과 사이클링, 승마, 달리기를 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하이킹, 암벽타기와 자연연구를 위하여 매일 일출부터 일몰까지 개방되는데, 출입을 위해서는 방문자센터에서 15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일일패스를 사야한다.
10월 24일..
방문자센터 입구에서부터 숲은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방문자센터 앞 모홍크 숲
모홍크 자연보호구역 방문자센터(사진출처 : Google)
트레일 안내지도
트레일로 (구글맵)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이제 방문자센터를 출발해서 모홍크호수까지 2시간가량 북동쪽방향으로 잘 정비된 트레일로를 따라 간다.
뽀송뽀송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라 걷기에 더없이 좋다.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제 모홍크호수 서쪽끝에 도착한다. 빙하가 쇠퇴하고 형성된 산정호수... 이 호수의 동쪽끝에는 모홍크 마운틴하우스(Mohonk Mount house)라는 리조트가 있다. 살랑이는 바람에 반영이 흐트러진다.

모홍크 호수
모홍크 마운틴하우스

 모홍크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땅으로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고대 인디언이었고, 다른 아메리카 원주민 그룹이 뒤따랐는데 ‘Mohonk’라는 단어는 스카이탑 타워(Skytop Tower)가 서 있는 곳의 큰 바위를 가리키는 아메리카 원주민 단어라는데, 또다른 설명에서는 ‘Mohonk’가 하늘위의 호수(Lake in the Sky)를 의미하는 인디언 말이라고 하기도 한다. 인디언말을 모르니 확인은 불가...

스카이 탑(사진출처 : Google)

 1869년, 로드 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 있는 프렌즈 기숙 학교의 교장인 앨버트 스마일리(Abert Smiley )는 은퇴하고 거주할 시골을 찾고 있었는데, 그해 9월, 그의 쌍둥이형 알프레드(Alfred)는 이곳을 발견하고는 자신이 완벽한 장소를 찾았다고 느꼈다.
 
당시 모홍크 호숫가에는 10개의 방을 갖춘 스톡스 여관(Stokes Tavern)이 있었는데 앨버트가 여관과 주변의 땅들을 구입하면서 모홍크 마운틴 하우스(Mohonk Mountain House)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후 개조, 확장 및 재건축을 통해서 오늘날의 259개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로 발전했으며, 장식과 가구의 빅토리아 시대 분위기는 처음 개장이래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1986년에 모홍크 보호구역(Mohonk Preserve)과 모홍크 마운틴 하우스(Mohonk Mountain House)가 함께 국립 역사유적(National Historic Landmark)으로 지정되었다.
 
모홍크 마운틴하우스로 오는 길은 우리가 걸었던 방문자센터에서 출발하는 트레일로외에 북동쪽입구에서 들어오는 차도가 있는데 원칙적으로 마운틴하우스의 숙박객이나 식사예약이 되어야만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이 입구를 통과하기 위해서 1인당 3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이 길로 걸어오면 40분정도 걸려 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 코스는 인원제한이 있어서 확인후 선택해야 한다.
모홍크에 숙박하기 위해서는 1박당 평일기준으로 약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 가격에는 모든 식사, 수영장과 스파이용, 테니스, 9홀 골프, 모홍크호수에서의 보트타기, 겨울에는 스케이트장 이용등이 포함되어 있다.
 
방문자센터를 도착한 우리가 마운틴하우스에 도착했을 때 점심시간이 되었으므로 하우스내의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2층의 메인 다이닝 룸(Main Dining Rom)은 주로 투숙객에게 뷔페식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용도인 듯 보였는며, 예약되지 않은 우리가 식사를 하려면 1인당 15만원이상을 지불해야 했다. 너무 비싸서 난감해 하는 우리를 이 식당의 직원이 친절하게도 직접 1층의 또다른 바 겸 레스토랑인 캐리지 라운지(Carriage Lounge)까지 안내해서 단품메뉴의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숙박시설 건물이 마주보이는 높은 곳...인디언들이 모홍크라고 불렀던 바위 위에는 설립자 앨버트 스마일리를 기념하는 타워가 서 있는데 지금은 이 곳을 스카이탑(Sky Top)이라고 부르며, 리조트 건물에서 20분 정도를 걸으면 스카이 탑 타워(SkyTop Tower)까지 갈 수 있다.

스카이탑 타워
스카이탑에서 바라본 모홍크 마운틴하우스(사진출처 : Google)

 
지난날 보았던 노르웨이 릴리함메르 인근의 산장호텔
달세터 호이피엘슈텔 (Dalseter Høyfjellshotel)만큼이나 이쁘다.

노르웨이 산장호텔 '달세터 호이피엘슈텔'
모홍크 안내표지판

 
이제 모홍크마운틴 하우스를 떠나 방문자센터로 돌아오는 길이다.
방문자센터에 도착하기 얼마전  절벽아래 트레일로(언더클리프로드/Undercliff Rd)에 접어들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암석절벽군이 나타나며 그 곳에서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모홍크의 가을이 깊었다.

암벽등반
모홍크의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