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두 .. 시 2008.08.14
청매화 / 박규리 ♣ 청매화 / 박규리 ♣ 다른 길은 없었는가 청매화 꽃잎 속살을 찢고 봄날도 하얗게 일어섰다 그 꽃잎보다 푸르고 눈부신 스물세살 청춘 오늘 짧게 올려 깍은 머리에서 아직 빛나는데 네가 좋아하는 씨드니의 푸른 바다도 인사동 네거리의 생맥주집도 그대로다 그 사람 떠나고 다시 꽃핀 .. 시 2006.04.02
치자꽃설화 / 박규리 치자꽃설화 박 규 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시 2006.03.29
별사 / 김유석 ♣ 별사(別辭) / 김유석 ♣ 아물 수 있는 건 상처도 아니다. 저 배꽃, 어지럼병처럼 사랑이 있던 자리는 늘 아프다. 없어진 배나무집 없는 배나무집 여자, 첫꽃 피어 환한 배밭귀 고집처럼 늙은 배나무의 먼눈을 밟으며 수절을 허물 듯 는개에 젖으며 배꽃이 진다. 시 200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