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카스(코카서스)여행(20220912~0923) / (8) 프로메테우스가 형벌을 받았던 카즈벡산, 소노마을 거대조각상, 레스토랑 코지코너
2022/9/17(6일차)
아주 먼 옛날 카오스(혼돈)상태에서 태초의 여신이자 대지의 신인 가이아가 생겨나 하늘의 신인 우라노스와 바다의 신인 폰토스를 낳은 후, 아들인 우라노스와 부부가 되어 여섯명의 아들과 여섯명의 딸을 낳았다. 이들이 거대한 몸을 지닌 티탄신족이다.
우라노스는 자식들이 장성하면 합세하여 자신의 권력을 찬탈할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자식들을 모두 가이아의 뱃속으로 밀어 넣었는데 만행을 참지 못한 가이아는 자신의 뱃속에 낫을 밀어 넣고 자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막내아들 크로노스만이 가이아의 뜻대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버리는데 성공했다.
우라노스의 뒤를 이어 왕이 된 크로노스(시간의 신)는 자기도 “너 또한 자식에게 왕좌를 빼앗길 것이다”라는 신탁예언을 듣고는 자식들이 태어나는 족족 자신이 삼켜 버렸고, 그래서 여형제이자 아내인 레아(풍요의 신)는 여섯 번째 아이를 출산했을 때 남편 크로노스에게 포대에 싼 돌덩이를 아이로 속여 건네주어 삼키게 했다. 그렇게 목숨을 건진 후 그리스의 크레타섬에서 님프들의 돌봄을 받으며 성장한 아들이 제우스이다.
이후 제우스는 할머니 가이아에게서 받은 구토제를 크로노스가 삼키게 하는데 성공하여 포세이돈, 하데스, 데메테르, 헤라, 헤스티아 5남매를 되살려내어 규합한뒤 올림포스산을 거점으로 크로노스와 전쟁을 일으켰다.
10년에 걸쳐 지속된 올림푸스신족과 티탄신족과의 전쟁인 티타노마키아는 올림푸스신족의 승리로 끝이 나고, 제우스는 스스로 하늘의 주인이 되어 남매인 헤라와 부부가 된다.
한편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 태어난 티탄신족중 이아페토스(죽음의 신)의 아들로 태어난 프로메테우스(먼저 생각하는 자)는 삼촌인 크로노스와 고모인 레아 사이에서 태어난 제우스와는 사촌간이 되는 셈이다.
그는 티탄족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처럼 앞날을 내다보는 예지의 능력이 있었으므로 티타노마키아에서 티탄신족이 패할 것임을 미리 알고 동생 에피메테우스(나중에 생각하는 자)와 함께 적군인 제우스의 편에 섰으며, 전쟁이 끝난 후 그 공을 인정받아 에피테메우스는 동물을, 프로메테우스는 신을 섬길 인간을 만드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가 만든 인간들이 제우스신에게 바칠 제사음식을 소의 가죽과 뼈로 하느냐, 아니면 소의 고기와 기름으로 하느냐로 논란을 벌일 때 인간을 창조했던 프로메테우스는 맛있는 고기 부분은 거칠어 보이는 가죽에 싸고, 먹을 수 없는 뼈다귀는 좋은 기름으로 싼 다음 제우스신이 직접 고르도록 하는 계략을 짰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손한 마음을 눈치 챈 제우스는 화를 내며 인간들로 하여금 노동과 굶주림의 고통을 겪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그러자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고통으로부터 구제하기 위해서 제우스의 불씨를 훔쳐내어 인간에게 주었고, 이를 통해서 인간들은 고기를 익혀 먹고, 농기구를 만들어 노동의 강도를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불을 훔쳐낸 죄로 영원히 벌을 받아야 했다.
제우스는 인간이 장차 이 불로 올림포스산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프로메테우스를 세상의 맨 끝이라고 여긴 캅카스산의 암벽에 쇠사슬로 묶어두고 매일 제우스의 상징인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벌을 받게 하였다. 간은 매일 밤 다시 자라나 다음날이 되면 독수리의 먹잇감이 되어야 했다. (그리스로마 신화 중 내용 발췌 정리)

자, 이제 영웅 헤라클레스가 독수리를 화살로 쏘아 죽일 때 까지 프로메테우스가 3,000년동안이나 묶여서 간을 쪼아 먹혔다는 세상 끝의 산, 카즈벡산을 본다. 카즈벡(Kazbek)산은 해발 5,047M이며, 대캅카스산맥(Great Caucasus Mountains)의 일부로 러시아와의 국경에 있는 산이다.

카즈벡산 아래의 베이스캠프같은 마을 스테판츠민다(Stepantsminda)에서 8Km쯤 떨어진 곳, 주타트래킹의 출발점으로 가는 길목에 해발 1,760M의 작은 마을 소노(Sno)가 있는데 이 마을에는 조각가 메라브 피라니쉬빌(Merab Phiranishvili)의 거대석상들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이 조각품들은 이스터섬의 거대석상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작가는 “조지아를 구한 진정한 애국자들의 얼굴”을 표현했다고...
몇해전에 칠레의 발파라이소에서 이스터섬에서 옮겨 온 거대석상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스테판츠민다의 룸스호텔이 숙소이므로 이 동네의 식당에서 양갈비로 저녁을 먹는데 레스토랑 코지코너(Cozy Crner)는 예쁜 외관에 음식맛도 괜찮다. 벽면 한편에 각국의 지폐가 빼곡이 붙여져 있다.

